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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다시 찾은 담양(潭陽) 명옥헌(鳴玉軒) 원림(苑林)
관암(觀菴) 김 철 수(金鐵洙)
 
상주시민뉴스 기사입력  2024/08/13 [17:33] ⓒ 상주시민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여름철 꽃의 왕자자리는 ‘배롱나무 꽃’차지라는 생각이다. 온 천지가 녹음(綠陰)으로 가득한 여름철에 유독 돋보이는 꽃이다. 이 ‘배롱나무꽃’이 가장 화려하게 피는 곳이 전남 담양군 후산길 103번지(061-380-3752)에 있다. 「작가노트」를 뒤져보았더니 7년 전에 「명옥헌(鳴玉軒) 원림(苑林)」을 갔던 흔적이 있었다. 많은 사진작가들이 이맘때면 몰려드는 유명한 곳이다. 

  가깝게 지내는 사우(寫友) 한 사람이 ‘가보고 싶다’고 하고, 나도 7년 동안 얼마나 변했을까 하는 생각에 길을 나섰다. 상주에서 담양까지는 약 3시간이 걸리는 거리였지만, 새벽의 서늘한 공기가 좋았다. 요즈음의 열대야에 청량제 같았다.  

▲     © 관암(觀菴) 김 철 수(金鐵洙)

 명옥헌(鳴玉軒) 원림(苑林)은 조선 중기에 오희도(吳希道)라는 선비가 자연을 벗 삼아 살던 곳이었는데, 그의 아들 오이정(吳以井)이 명옥헌 건물 앞뒤에 네모난 연못을 파고 주위에 스물아홉 그루의 배롱나무를 심어서 아름답게 가꾼 정원이다. 위의 연못에 물이 차면 아래 연못으로 흐르도록 만들고  일편단심(一片丹心)을 뜻하는 붉은 꽃 배롱나무를 심어 원림을 만들었다. 위의 연못에서 아래 연못으로 떨어지는 물소리가 마치 ‘옥구슬이 부딪치고 흩어지는 소리’같다고 하여 명옥헌(鳴玉軒)이라고 했다고 한다. 

  조선 16대 왕 인조(仁祖)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전국의 인재를 찾아 호남 지방을 방문할 때 이곳에 사는 오희도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명옥헌의 북쪽 정원에는 은행나무가 있고 명옥헌 뒤에는 오동나무가 있었다. 그런데 이들 나무에 인조(仁祖)가 타고 온 말을 맸다고 하여 이 나무들을 일명 ‘인조대왕 계마행’ 또는 ‘인조대왕 계마상’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후에도 인조는 오희도를 등용하기 위해 세 번 찾아왔다고 하며, 훗날 우암 송시열(宋時烈)은 명옥헌의 영롱한 물소리와 경치에 반하여 명옥헌(鳴玉軒)이라는 글씨를 바위에 새겼다는 곳이다.

▲     © 관암(觀菴) 김 철 수(金鐵洙)

  7월말이 되면 빨간 꽃이 핀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여름철 명소이다. 

  이곳의 배롱나무 꽃은 절정일 때보다 30% 정도 떨어진 후가 예쁘다고 한다. 떨어진 배롱나무 꽃잎이 연못에 가득 채우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너무 오랜만에 찾아가서 그런지 대접이 시원찮았다. 몇 차례 폭우 때문에 꽃이 많이 떨어졌고, 연못에도 꽃잎이 많이 떠 있지 않았다. 그리고 예전보다 나무들이 커서 명옥헌 지붕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명옥헌 정자 안에서 밖으로 보는 풍경이 좋았고, 빨간 배롱나무꽃과 흰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찍은 것도 수확이었다. 

▲     © 관암(觀菴) 김 철 수(金鐵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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