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문화원장 김철수 박사 >
상촌(象村) 신흠(申欽) 선생의 매화(梅花) 이야기
상주문화원장 김 철 수 박사
 
상주시민뉴스 기사입력  2019/03/04 [09:14] ⓒ 상주시민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입춘과 우수가 지나자 남녘에서는 매화가 활짝 피었다는 소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새삼 세월이 빠르게 흐른다는 생각입니다. 추운 겨울을 지났다는 첫 신호가 매화꽃이기 때문에 많은 문인들이 이 무렵이면 앞 다투어 매화꽃을 예찬합니다.

 

상촌(象村) 신흠(申欽) 선생도 그런 분 중의 한분입니다. 상촌(象村) 선생은 1586(선조 19)에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한 후에 영의정까지 역임한 조선의 문신입니다.

 

상촌(象村) 선생은 일찍이 부모를 여의었으나, 이에 좌절하지 않고 학문에 전념하여, 벼슬하기 전부터 이미 문명(文名)을 떨쳤던 분입니다. 벼슬에 나가서는, 장중하고 간결한 성품과 뛰어난 문장으로 선조 때에 항상 문한직(文翰職)을 겸대하고 문운의 진흥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이정구(李廷龜) · 장유(張維) · 이식(李植) 선생과 함께 조선 중기 한문학의 바른 정종(正宗) 또는 월상계택(月象谿澤)으로 칭송받은 분입니다.

 

이 분이 수필집 야언(野言)에 다음과 같은 매화와 관련된 시를 남겼습니다.

 

오동은 천년을 늙어도 가락을 품고 있고(桐千年老恒藏曲)매화는 한평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梅一生寒不賣香)

달은 천 번을 이즈러져도 그대로이고(月到千虧餘本質)버들은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온다.(柳經百別又新枝)

 

조선 4대 문장가의 한 사람인 상촌(象村) 선생이 지은 이 한시(漢詩)선비의 지조와 절개가 잘 드러나서 퇴계 이황이 평생 좌우명으로 삼았을 정도로 유명한 시입니다.

 

매화(梅花)나무는 중국 쓰촨성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예로부터 매화나무는 소나무, 대나무와 함께 추운 겨울에도 나무의 본성을 잃지 않는다 하여 세한삼우(歲寒三友)’로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아왔고, 옛 선비들에게 난초,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四君子)로 칭송 받는 중에도 제일 앞줄에 설 만큼 매화는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꽃나무로 선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매화는 한평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梅一生寒不賣香)”는 시구는 고래로 선비들의 심금을 사로잡았던 명 구절입니다.이러한 상촌(象村) 선생의 가르침으로 인해 옛 선비들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매화를 보면서 힘든 환경에서도 지조를 꺾지 않는 맑고 고결한 기품과 높은 절개를 본받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라의 지도자들에게는 그런 기품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정말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고래로 지조가 없는 선비들은 인간취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지도자들은 스스로 지조를 지키는 모습이 없고, 고결한 기품과 절개는 더더욱 찾아볼 수 없습니다. 조그마한 이익에 몰두해서 자신을 파탄시키며, 지역을 져버리고, 좋은 인간관계를 등지는 듯한 모습을 허다하게 보고 있습니다.

 

 

남녘에서 추위를 견딘 매화가 북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매화 뒤를 이어서 개나리, 진달래도 달려올 것입니다. 추워도 지조를 잃지 않고, 가난해도 절개를 굽히지 않은 매화향(梅花香)이 상주(尙州)로 가득하게 불어오는 그런 봄을 기대해 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상주시민신문
 
 
1/32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