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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논단] 가족사를 회복하자
민 경 삼 문해교육조합 이사장 / 이원의료기 대표
 
상주시민뉴스 기사입력  2019/11/12 [09:48] ⓒ 상주시민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민 경 삼 문해교육조합 이사장 / 이원의료기 대표

 사람들은 저마다 그립고 정든 고향의 품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지치고 힘이 들 때면 그립고 따스한 고향의 향기에 진한 눈물 흘리는 타향의 삶도 있고, 고향 하늘아래 살아왔지만 무수한 세월 속에 잊고 지나온 정든 옛 곳의 추억을 회상하며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사무침도 있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저마다 개인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단지 전하지 못할 뿐이다.

 

 우리는 한 번쯤 이런 생각도 해본다. ‘인생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살아왔지만 삶을 돌아보니 정 붙은 것은 없고 기계소리와 같은 메마른 기분에서 오는 공허함이 잘 살아온 것인지?’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인생의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한 인간의 치유와 회복능력이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찾을 고향과 아련히 정든 옛 흔적을 회상하고 찾아보고 싶은 그리움 하나만으로도 상실한 자신의 내면회복을 위한 인간의 순정을 느끼게 해준다. 속마음은 언제나 그리운 어머니를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얼마 전 아주 특별한 경험을 쌓았는데 참 보람 있었고 행복한 날이었다. 어찌 생각하면 시시하고 부질없는 경험이라 말할지 몰라도 3代가 함께한 외출이 우리 가족에겐 가족의 삶을 공유하고 과거의 모습을 돌아보며 그때 그 시절을 얘기하면서 애틋함과 정겨움을 키운 가족의 이야기 시간이었다. 또한, 아이들에겐 전설과 같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옛 삶과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고 주고받는 이야기 속에 달콤한 정이 넘쳤다.

 

 이렇게 행복과 정감을 안겨준 곳이 도시도 풍경이 좋은 곳도 아니고, 사람들로 붐비는 명승지도 아닌 그저 평범한 일상적인 부모님의 고향 근처와 두 분이 젊은 시절 다녔던 흔적을 찾아보는 과거로의 외출이었다.

 

 이젠 사람이 다니지 않아 흔적도 모를 만큼 숲에 가려져버린 20리 청산장터 길과, 그 장터 길에 편안한 휴식을 제공했던 산중 오솔길 옆의 무덤, 그리고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준 외할아버지의 본향인 의동里 고목 느티나무며, 무슨 할머니의 외딴집과 누구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려 저기쯤 된다며 두 분이 언쟁을 벌이는 모습에서 새 도로가 나고 경지정리가 되면서 많은 것이 변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인생의 황혼기에 접하신 아버지께서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농업 고등학교 동기 집을 찾고 자취방 근처를 찾아 쌀자루를 지고 다녔던 고달팠던 그때 그 시절을 말씀하실 때 옆에서 지켜보는 나의 마음이 뭉클하기만 했다.

 

 어머니께서는 외가의 선영을 찾으셨다. 너무 오랜만에 찾는 선영이시라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어느새 외가의 제일 어른이 되어버린 어머니의 모습에서 층층이 자리 잡은 윗대산소 만큼이나 세월의 흐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생생한 즐거운 이야기 속에 한층 신바람이 더해만 갔고 그때 그 시절에 대한 궁금증도 많아져 질문도 잦았다. 그때마다 실감 나게 상세히 설명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과거로의 여행을 떠올린 작은 나의 생각이 이렇게 두 분께 활력을 주는 효도인 줄을 몰랐다.

 

 아련한 그때 그 시절을 찾아 가족이 동행하는 시간여행은 두 분이 옛날부터 찾았던 생선국 수집의 국수 맛만큼이나 얼큰 단백하고 시원한 것이 삶을 윤택하게 하고 집안의 이야기를 만들어준다.

 

 과거는 과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행복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부모님과 함께하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꼭 한번 다녀오길 권해본다. 어쩌면 이것이 외롭고 각박한 현대사회의 가족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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